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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어린이 집

‘옥자’는 돼지입니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돼지입니다. 양질의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적 무기입니다. 하지만 옥자는 도살장에서 죽지 않았습니다. 옥자를 지극히도 사랑하는 미자 때문입니다. 올해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보여주는 인간과 동물의 끈끈한 정은 남다릅니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개를 키우면서 외로울 때 큰 위로를 받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래서 애완 동물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험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은, 사실 돌봐줘야 할 대상이 있으면 더 부지런해지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집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이 아닌 어떤 대상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만큼 독립심을 키우기에 좋은 방법도 흔치 않습니다. 문제는 어떤 동물에게 어떤 캐어가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아이들이 여러가지 다른 동물들에 대해 배울 수 있다면, 어쩌다 한 번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매일 활동의 일부로 자리잡는다면 아이들이 갖게 될 지적, 정서적 유익은 말할 수 없이 큽니다. 자신의 노력이 작은 동물들의 건강과 생명에 끼치는 영향을 보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새롭게 느끼게 됩니다.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가 순화됩니다. 각종 동물의 특성과 생김새, 먹이와 생활 패턴 등을 매일매일 조금씩 듣고 배우면서 세상에 대한 이해가 깊고 넓어집니다. 실제로 동물에 대한 어릴 때의 경험이 수의학이나 의학, 또 생물학 전반에 관심을 갖게 한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나중에 공부하라 말하지 않아도 열심히 공부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방법은 몬테소리 철학에 근거한 교육 방법입니다. 교구만 갖추어 놓으면 반은 되었다고 생각하는 식의 수동적인 교육관이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습관과 반복 학습을 통해 아이들의 세계관과 창의력, 학습 의욕을 키워주는 시스템입니다.

더불어 동물을 가까이 하면 각종 전염병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각종 바이러스들을 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진흙에서 놀면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수많은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접종을 맞는 것보다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이런 좋은 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유는—역시 귀찮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개를 키우고 싶어해서 샀지만 결국 청소와 산책은 엄마의 몫. 아이는 처음에만 잠시 좋아할 뿐 엄마가 모든 것을 담당해야 하니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린이 집에서 아이들을 위해 동물들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신들과 함께 자라가는 동물들을 보면서 아이들의 감회가 남다르겠지요. 그래서 키우는 동물들이 종류를 조금씩 늘려갈 계획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배우며 자랄 수 있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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