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알러지
아이가 성장하면서 알러지도 대부분 사라진다는 사실은 자녀 알러지로 마음 고생하시는 부모님들에겐 참으로 좋은 소식입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성인의 4%는 계속해서 알러지를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알러지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음을 우리 부모님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들은 당연히 깨끗한 환경을 좋아합니다. 첫 아이일수록 더욱 신경씁니다. 무엇이든 깨끗하고 단정해야 합니다. Hand Sanitizer도 수시로 사용합니다. 물론 중요한 습관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적인 예로 인간의 몸에는 인간 세포 숫자의 열 배나 되는 박테리아들이 살고 있습니다. 안 좋은 박테리아도 있지만 소화와 면역에 도움이 되는 박테리아들입니다. 그래서 몸이 아파 항생제를 오래 먹으면 필요한 박테리아까지 함께 죽으면서 변비나 다른 장기능 이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인간은 다른 모든 생명체들과 마찬가지로 박테리아와 더불어 살아갑니다.
하지만 주변을 한 번 둘러 보세요. 깨끗하게 소독된 방, 벌레 없는 땅, 동물 없는 환경! 지난 10년간 알러지 환자의 숫자가 30% 증가했다는 사실이 놀랄 것이 없는 우리의 생활 환경입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려는 시도들이 다양한데 그 중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지나치게 깨끗해진 생활 환경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세균과 싸워야 할 면역 시스템이 충분히 훈련이 되지 않아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를 구별하지 못해 이런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알러지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을 어릴 적부터 피하기 보단 계속해서 접촉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미국 소아의 협회 (American Pediatric Society)는 영아에게 피넛을 먹이는 것을 피하라고 권장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권고는 한 의사의 표현에 의하면 “피넛 알러지의 급격한 증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해 내린 협회의 성급한 결정”였습니다. 하지만 협회는 8년 만인 2008년 이 권고를 번복했습니다. 영아 때 피넛이 포함된 식품을 먹은 아이들은 알러지가 생길 가능성이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젠 임산부들도 피넛을 먹을 것을 권고합니다. 초기 노출이 오히려 예방의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음식 뿐만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모래/진흙 놀이를 하거나 동물을 키우면 아이들의 알러지가 예방될 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상당히 발달하게 됩니다. 마치 운동을 하면 근육이 발달하듯 모래, 흙,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박테리아에 노출되면 면역 체계가 어릴 때부터 강하게 훈련되고 튼튼하게 자라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유치원의 환경은 소중합니다. 우리가 키우는 동물들, 아이들이 밟는 땅은 우리 소중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우리 프리스쿨의 토끼들 (맥스 & 루비)의 일곱 마리 아기들이 태어났는데 이번 주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만져보게 해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