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머리 좋아지게 집안 꾸미기
목회자인 저의 아버지는 저에게 ‘책 읽기’와 ‘기도하기’라는 두 가지 유산을 물려주셨습니다. ‘책 읽어라!’ ‘기도해라!’ 한 번도 저에게 직접 말씀하신 기억은 없습니다. 하지만 집에 오면 아버지는 늘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하고 계셨고, 저에게도 자연스레 습관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 아버지와, 책을 읽고 있는 아버지가 아이에게 주는 영향은 다를 수 밖에요. 삶으로 가르치는 것은 아이들의 마음 깊이 새겨집니다.
아버지가 주신 또 다른 좋은 영향은 집에 장만해 두신 수많은 책들이었습니다. 아무 것 하지 않고 있어도, 잠이 덜 깨어서 잠시 누워 있는 중에도, 그 수많은 책들의 제목과 저자들의 이름들은 끊임없이 저의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 천 권의 책 제목들은 그것만으로도 저에게 많은 지적인 도전과 상상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또 제가 훗날 역사와 문학, 철학과 신학을 공부할 때 큰 도움이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삶의 집안 곳곳에 꽂혀 있고 전시되어 있는 책과 사진, 그림들을 보며 좋은 영향들을 받은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자책과 태블렛이 널리 보급되면서 다들 프린트된 책을 많이 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전자책은 어디에서나 쉽게 읽을 수 있고 공간도 차지하지 않으니 편리합니다. 자연스레 집에 꽂혀 있는 책의 숫자도 점점 줄어갈 수 밖에 없는 듯합니다. 사진도 마찬가지! 가족 사진도 이젠 잘 프린트하지 않습니다. 컴퓨터와 태블렛, 핸드폰 속에 셀 수 없은 사진들이 가득차 있지만, 켜서 열어보지 않으면 한 번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화장실 가며 매일 지나치는 액자와 같을 수는 없을 겁니다.
사실 집에 책과 액자 등이 많으면 이사하기 힘들고 관리하기 힘들다 생각하기 쉽습니다. 오랜 기간 학생으로 살았던 저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성적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두번째가 집에 있는 책의 숫자라는 최근 연구 결과는 자못 충격적으로 들렸습니다 (첫번째는 가계 수입). 당장 읽지 않더라도 책의 존재 자체가 의미 있다는 이야기!
잘 사는 나라가 많은 요즘이지만 아직도 이태리와 프랑스에서 탁월한 미술가와 디자이너들이 계속 나오는 것은 그들이 보고 자란 문화적 환경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반면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휴스턴 근교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로서는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집안 꾸미기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지적인 도전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집안 꾸미기, 여기 몇 가지 예를 들어봅니다.
위인전, 영문학(국문학) 소설 등을 시대별/연대별로 전시해 두기
디지털 액자에 유명한 그림들의 사진 파일을 넣어 아이가 잘 앉는 곳에 틀어놓기
화목한 모습의 가족의 모습, 혹은 따뜻한 풍경 사진을 집안 곳곳에 걸어두기…